공
최첨단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모든 행동이 국가의 통제를 받으며 자신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죽게 될지도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미래. 히데는 국가로부터 심장발작으로 죽게 될 거라는 예고를 받는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는 두 가지. 그대로 죽음을 기다리거나 ‘공’으로 가는 것이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특수한 공간인 ‘공’에서 개인들은 외부와 격리되어 영원히 살아갈 수 있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이 행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공’으로 가기로 마음먹은 히데는 여자친구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절망한 그녀는 자살을 선택한다. 고통스러운 무감각 속에서 히데는 ‘공’으로 가기 위한 준비단계를 밟기 시작한다. 끔찍한 신체검사의 끝에 검은자위가 제거되고 흰자위만 남아있는 눈으로 ‘공’을 향해 고독한 여행을 시작하는 히데. 과연 그는 ‘공’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자유의지가 없는 미래, 시간과 삶에 대한 선택권이 박탈된 인간의 모습을 초현실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흑백 화면 속에 탐미적으로 담아낸 작품. 날씨나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예측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세계를 보는 시선까지도 시스템의 통제를 받는,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디스토피아의 악몽은 공포와 함께 연민과 슬픔의 감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세상을 보는 창’이라 할 수 있는 눈에서 검은자위가 제거된 인간의 모습은 희망과 인간성의 상실을 충격적으로 드러내 주며, 영화의 마지막에서 다시 변화하는 눈동자의 모습은 거세된 희망의 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처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공’으로 가는 길에 만난 소녀 토모코의 캐릭터도 아이러니컬하고 흥미롭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죽음을 꿈꾸며 ‘공’에 가는 것만 꿈꿨던 그녀는 막상 ‘공’으로의 여행길에 오르자 눈물을 흘리며 삶에 대한 애착을 되찾는다. 도전적이고 충격적인 비주얼을 통해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 시간, 영원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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