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립 소년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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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이 한창인 1970년대의 일본의 기숙사를 무대로 소년들의 우정을 사춘기 특유의 순수함을 그린 오가타 아키라 감독의 첫 데뷔작으로 베를린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노래하는 소년 야스오의 변성기를 통해 성인이 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통과 의식과도 같은, 변하고 싶지 않지만 변할 수밖에 없는 '소년기에서 어른으로 가는' 혼돈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잠자는 남자(眠る男)>와 <달과 양배추(月とキャベツ)>의 무대가 되기도 했던 군마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8개월에 걸쳐 촬영을 했다.사진관집 아들 미치오는 어버지가 돌아가시자 산 속에 있는 기숙중학교 '독립학원'으로 전학하게 된다. 말을 더듬는 미치오는 전학 첫날부터 시련을 겪는다. 시골 기숙사에서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던 기숙사 학생들은 소년 특유의 잔혹함을 발휘하며 미치오는 이지메하기 시작한다. '말더듬이'라고 놀리는 동급생들의 합창소리는 기숙사 전체를 뒤흔들 정도이다.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있어도 들려오는 그들의 악마적인 합창으로 괴로워하는 미치오. 그런 미치오를 구해준 것은 그날 아침 우연히 음악실에서 만난 미소년 야스오였다. 야스오는 천사의 목소리를 가진 소프라노였다. 좀처럼 동급생들과 한데 어울릴 수 없어 괴로워하는 미치오. 그런 미치오를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고 싶어하는 야스오. 두 사람 사이에는 조금씩 '우정에 가까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야스오는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합창단의 지휘자이자 목사인 세이노에게 미치오를 만나게 한다. 노래할 때만큼은 더듬지 않는다는 것을 세이노 선생으로부터 지적 받자 미치오는 깜짝 놀라 곁에 있던 야스오의 얼굴을 본다. 야스오는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보고만 있다. 마침내 미치오는 합창단에 입단하기로 결정한다. 합창단에서의 매일은 미치오를 변화시켜 간다. 언제부턴가 학교 복도에서 동급생과 지나칠 때면 '여어'하고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나올 정도가 된 미치오는 노래로 자신에게 자신감을 준 야스오와의 '우정에 가까운 감정'을 조금씩 키워나간다. 음악실에서 밤에 단둘이 있게된 야스오는 미치오에게 초등학교 때 만난 빈소년합창단 소년으로부터 자신의 소프라노가 훌륭하다는 평을 들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에 찬 음성으로 자신의 꿈을 말한다. 빈소년합창단에 입단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그러나 야스오에게 사춘기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변성기가 찾아오고 만다. 자신의 변성기를 합창단원들에게는 어떻게든 감출 수 있었던 야스오는 여름방학이면 늘 함께 합창연습을 하던 여자중학교의 여학생으로부터 보이소프라노는 변성기 직전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자신의 불안한 심정을 해소할 길 없던 야스오는 여자부원들과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미치오가 왠지 미워져 그에게 돌을 던지고 만다. 야스오는 이성과의 교제에만 신경을 쓰고 있던 동급생들의 무리를 떠나 혼자가 되어 버린다. 길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모두가 돌아온 학교. 기숙사 침대에 사람 머리 만한 돌을 남긴 채 야스오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기분 나빠하는 동급생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미치오는 그 돌을 가지고 다닌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며칠 뒤 야스오는 조용히 돌아온다. 뛸 듯이 반가워하며 말을 거는 미치오에게 야스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한 장의 메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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