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없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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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살고 있는 사랑스러운 두 자매 진과 빈. 어려워진 형편 때문에 홀로 두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어진 엄마는 진과 빈을 지방에 사는 고모에게 맡기고 아빠를 찾으러 간다. 하지만 고모는 신세한탄을 하며 술만 마실 뿐, 두 자매에게 무관심하기만 하다. 엄마가 떠나던 날, 진과 빈은 돼지 저금통이 꽉 차면 돌아온다는 엄마의 약속에 메뚜기를 구워 팔고 큰 동전을 작은 동전으로 바꿔가며 조금씩 저금통을 채워나간다. 저금통이 꽉 차던 날 약속과 달리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얼마 뒤 두 자매는 다시 시골 할머니에게 맡겨지게 되는데… 모두에게 짐만 되는 진과 빈, 이 작은 소녀들이 머물 곳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6살의 진과 동생 빈은 자매이다. 생활이 힘들어진 엄마는 자매를 지방의 친척에게 맡긴다. 하지만 술을 먹는 이모는 자매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자매는시골에 있는 할머니에게 다시 맡겨진다. 상처조차 쉽게 기억되지 못하는, 그러나 바라보기에 가슴 아픈 아이들의 연대기 혹은 침묵의 응시.(Six-year-old Jin and Bin are sisters. Their mother sends them to their aunt’s house in the countryside since she can’t afford to raise them. However, the alcoholic aunt cannot take care of the sisters, and they are sent to their grandmother again.) 생계를 꾸리기가 힘들어진 엄마는 두 자매를 지방에 사는 큰고모 집에 맡긴다. 하지만 홀로 사는 고모는 술을 마시면서 신세 한탄을 할 뿐 두 자매를 돌보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엄마와 헤어지고, 고모에게서도 상처받은 자매는 얼마 뒤 다시 시골 할머니에게 맡겨진다. 그러나 친척들에게 어린 자매의 등장은 늘 짐이 될 뿐이다. 이 작은 두 소녀가 머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영화제 소개글. 6살의 진과 동생 빈, 두 자매는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친척들에게 맡겨진다. 혼자의 힘으로 생계를 꾸리기가 힘들어진 엄마는 살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두 자매를 지방의 고모에게 맡긴다. 그러나 늘 술의 위로가 필요한 고모 역시 두 자매들을 위한 마음의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 두 자매는 다시 시골에 있는 할머니에게 맡겨진다. 아버지는 영화 내내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절대 아이들을 맡아 키울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담벼락에 붙어서 있는 두 자매의 귓가를 울린다. 어린 두 소녀를 돌보는 사람들은 어머니에서 고모, 할머니로 이어지는데 이들은 모두 쉽지 않은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지고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에큐메니컬상을 받은 이 영화는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삶의 무게가 어떻게 가족 내에서 고스란히 여성들의 어깨 위로 떨어지는가를 차분한 시선으로 추적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여성들 역시 더 이상 가족의 약자를 돌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을 만큼 지치고 황폐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돌봄의 달인’으로 늘 호명되곤 하던 여성들은 이 영화에서 자신들의 고갈된 내면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돼지저금통이 가득 차면 돌아오겠다는 엄마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이제 두 자매는 버스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대신 낮은 둔덕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이 나무는 살아날까? 푸르른 잎들을 키워낼까? 영화는 말을 아끼고 감정을 절제하며 두 자매의 쉽지 않은 성장을 보여준다. 소녀들은 돼지저금통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팔고, 배가 고픈데 고모가 돌아오지 않으면 옆집 아줌마에게 먹을 것을 청하기도 하며, 할머니를 도와 무거운 물도 나르고 산의 나뭇가지들도 주워 모은다. 그렇게 진은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자신과 빈을 지켜나간다. 그러나 진과 빈의 이야기는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도 아니고, 바리데기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들은 버려진 게 아니라 맡겨졌고, 그리고 아이들을 맡기게 하는 지금의 현실은 보다 복잡한 정치경제학적 이해를 요구한다(맡겨지지 못하는 소녀들은 가출해서 ‘나름의 방식’으로 자립한다). 생태주의와 경제를 젠더관점에서 함께 느끼고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 (권은선) 서울영상위원회 인센티브 프로그램 - 제작비지원작(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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