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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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베니스 영화제 ISDAP 수상, 제20회(81년)대종상남우주연상(남궁원), 제17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수상. 제2회 영평상 각본상, 기술상(편집부문: 이경자) 수상.황해도 수리골의 명문 강진사댁의 장손이 원인모를 병을 앓아 사경을 헤매게 되자 집안은 온통 수심에 잠긴다. 가뜩이나 남자들이 단명하여 과부들만 우굴거리는 집안의 내력을 보아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노마님은 유명하다는 무당들을 불러 들여 굿을 하지만 병세는 차도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 어느날 청지기 김서방의 주선으로 영력이 뛰어나다는 옥화를 불러 큰 굿을 벌이는 날 난데없이 추녀끝에서 큰 구렁이가 떨어져 소동을 벌이던 도중, 손주의 병세는 신기하게 호전을 보인다.기쁨으로 술렁이는 온 집안은 옥화에게 손주의 쾌유를 빌며 매달리는데 옥화는 신들린 듯 사방을 찾아헤매다 소나무숲 땅속에 깊숙이 뭍어있는 요사스런 호리병하나를 발견한다. 그 호리병에는 피맺힌 사연이 숨어있었다. 그로부터 20여년전 이 집안에는 청상과부인 이씨가 엄한 계율에 묶여 고독한 수절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밤마다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던 이씨는 은장도로 허벅지를 찌르며 지내다가 마침내 큰 종양을 얻어 쓰러져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런 이씨를 집안에서는 관습에 따라 피막으로 보내 이씨는 죽는 날만 기다리는 처참한 신세가 된다. 그러나 피막지기 삼돌이의 정성으로 그녀가 기적적으로 소생하자 두 사람은 정이 싹터 몸을 합친다.노마님은 며느리의 소생을 반겼으나 삼돌이와의 불륜의 관계를 알자 진노한다. 이씨는 강요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삼돌이는 무참한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후환을 두려원한 노마님은 삼돌이의 혼백을 호리병에 넣어 땅속깊이 뭍어버린 것이다. 이 처절한 광경을 지켜본 삼돌이의 어린 딸은 깊은 원한을 간직한 채 성장했는데, 그녀가 바로 무녀 옥화였던 것이다. 옥화는 암장된 아버지의 시신을 장손으로 하여금 파헤치게 하여 가문의 비밀을 폭로하고 피막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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