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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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앞은 오늘도 변함없이 소란스럽다. 영정사진을 든 채 “노동자의 죽음은 중요하지 않습니까?”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과 그들을 문 앞에서 막아서는 직원들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진다. 갑작스레 발병한 백혈병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던 황유미, 뇌종양 수술의 후유증으로 눈물을 흘리지도, 말을 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된 한혜경, 1년 남은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슴에 담겠다며 아픈 몸을 일으키는 이윤정, 동료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유방암을 선고 받은 박민숙,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에 마음이 부풀었던 딸을 떠나 보내야 했던 황상기, 두 아이를 위해 남편의 죽음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정애정… 그들은 아직 코 앞에 드리운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던 직장이었다. 먼지 하나 없는 방, 모두 다 똑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그 곳은 ‘미지의 세계’ 같았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화장실 갈 틈도 없이 기계를 돌려야 했지만 ‘성과급 1000%’ 앞에서 불평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것이 죄였을까. ‘죽음’이라는 허망한 보상 앞에서 망연자실했던 그들은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초일류기업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2015년 프랑스푸아티에노동영화제 국제경쟁 Restitution du travail contemporain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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